영주에서 순흥 가기 전 판타시온 리조트를 조금 지나면 정직하게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 있다. 요즘 식재료 값이 많이 올라 음식으로 장난치는 식당이 많은데 수년째 이 집 밥을 먹고 있지만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아침부터 봄비가 내리고 날씨가 아주 쌀쌀해 뜨끈뜨끈 한 거 생각이나 점심이 늦었지만 자연묵집을 찾았다. 내리 이틀째 이 집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메뉴 참 소박하고 시골스럽다. 그러나 음식 맛은 조미료 팍팍 넣어 대충 만드는 여느 식당과 비교할 수 없는 깊은 맛이 있다.
어제는 메밀묵과 돼지고기, 표고버섯, 팽이버섯이 들어간 태평초를 먹었고 오늘은 통멸치에 집 간장으로 간을 한 뜨끈뜨끈한 두부전골을 주문했다.
2인분에 두부 한모를 다 넣은 것 같다. 약아 빠진 도시 식당과는 비교할 수 없는 푸짐한 인심이다.
밑반찬으로 두부 부산물인 비지에 밀가루를 살짝 섞어 지진 비지전은 아이 손바닥만 한 게 기본으로 나온다.
먹을 수 있는 양만큼만 찬이 나온다. 나는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오는 식당을 싫어하고 그런 집은 가지도 않는다. 정성껏 만든 주요리와 거기에 맞는 몇 가지 찬 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낮술을 하지 않지만, 오늘은 봄비도 오고 오후에 별다른 계획도 없어 이 집에서 직접 담근 국화 동동주 한 통을 시켰다.
안주로 비지전도 하나 시켜 봄 없이 바로 여름으로 바로 가는 게 아쉬운 듯 내리는 봄비를 제대로 즐긴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음식을 총각 혼자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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