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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충주 포암산 만수봉 종주

by 변기환 2014. 12. 26.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너무나 性스러운 성탄절 어쩌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삶을 살다간 고독한 예수를 기리며 올해 마지막 산을 찾았습니다. 오늘 다녀올 산은 포암산과 지난 주 다녀온 만수봉을 종주하는 긴 코스...

대충 계산해도 14km가 넘는 거리군요. 단순한 경로지만 중간에 탈출할 곳이 없으니 무조건 종주를 해야 하는 심적 부담이 있네요. 더군다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인적이 드물고 눈이 많이 쌓여 있어 길을 잃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등고선을 보니 하늘재에서 포암산까지는 가파르고 나머지 구간은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진 듯 합니다.

전체 거리는 15km 약 7시간 걸렸습니다. 예상보다 1시간 더 걸렸네요.

오전 10시 미륵대원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하늘재로 출발합니다.

약 40분을 걸어 하늘재에 도착했습니다.

하늘재에서 바라본 포암산... 산 모습이 거대한 베 조각을 이어붙여 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포암산(布岩山)이라 합니다.

하늘재에서 포암산으로 올라갑니다.

시작과 동시에 숨이 깔딱 넘어 가군요. 하늘재에서 포암산까지는 내가 올라 본 산 중에 가장 가파른 구간입니다.

오늘은 선수 하나가 따라 붙었습니다. 작년 성탄절 봉화 청옥산에서 태백산까지 10시간 넘게 걸었던 김샘을 꼬셔 데리고 왔습니다. 내가 다니는 산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등산 후 한잔 하자는 말에 별 망설임 없이 따라 나선 순진한 김샘... 오늘 김샘 죽었다.

이마가 땅에 닿을 듯 경사가 심합니다. 김샘은 자꾸 뒤처지고...

500m 오르는 데 30분은 더 걸린 것 같네요.

조상 3대가 덕을 쌓아야 된다는 주말부부 그 외로움에 매일 밤 필름이 끊기는 김샘…. 등산 티에 얇은 재킷을 입은 나는 땀 범벅인데 내복에 히말라야 등정용 헤비급 패딩을 입은 김샘은 땀 한 방울 안 흘리네요. 참 특이한 체질입니다.

주흘산 영봉과 부봉이 보입니다.

새도 쉬어 넘는다는 조령산...

내가 김샘을 잡네요. 그러게 술 덜 먹고 평소 운동 좀 하라니까...

정상이 가까워지니 사방 조망이 끝내줍니다.

포암산 도착...

포암산에서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무릎까지 눈이 쌓였습니다.

누군가가 길을 터놓아 편하게 갈 수 있겠네요.

발목이 짧은 등산화를 신은 김샘에게 내가 가지고 있던 스패츠를 채우고 서둘러 만수봉으로 이동합니다.

멀리 가야 할 만수봉이 보입니다. 직선거리로는 아주 가까운데 삥 둘러 가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먼 거립니다.

바람이 눈을 쓸어 모아 깊은 곳은 허리까지 빠집니다.

눈 때문에 발걸음이 더디네요. 녹초가 된 김샘은 자꾸 처지고...

우리나라 산은 겨울이 더 멋있는 듯...

마골치는 남으로는 포암산과 하늘재로 북으로는 대미산과 차갓재를 잇는 백두대간 주능선이 지나는 곳입니다.

이곳부터는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습니다.

스패츠를 한 김샘이 러셀을 합니다.

눈이 건조해 뭉쳐 지지가 않네요.

지나온 포암산 너머로 주흘산 영봉과 부봉이 보입니다.

눈길 함부로 걷지마라. 네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이정표가 되리니...

포암산은 점점 멀어지고...

만수봉은 점점 가까워집니다.

만수봉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5시간을 걸었고 지금 시각이 3시... 걸음이 느린 김샘이 만수봉을 갔다 오려면 약 1시간 정도 소요… 6시 넘어 하산할 것 같아 김샘은 여기서 만수계곡으로 내려보내고 나 혼자만 만수봉을 올랐습니다.

만수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조바심에 대충 사진을 찍었더니 초점이 날아갔네요.

만수봉에서 바라본 월악산... 다시 봐도 대단한 산세입니다.

만수봉을 내려와 만수 삼거리에서 만수계곡으로 하산합니다.

뛰다시피 걸었더니 김샘과 같이 하산하는군요.

오후 4시 30분 만수봉 탐방지원센터 도착...

이젠 때려죽여도 못 걷겠다는 김샘을 만수 휴게소에 맡겨 놓고 미륵대원지에 도착하니 5시… 부실한 점심 탓에 벌써 허기가 집니다. 어서 돌아가 삼겹살에 소주로 완주를 축하하는 축배를 높이 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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