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경로 : 춘양 참새골(진조동) - 곰넘이재 - 신성봉 - 부쇠봉 - 태백산(천재단) - 당골
등산시간 : 8시간 20분 (휴식, 점심시간 포함)
등산거리 : 20Km
지난 7월 18일 도솔봉 산행 후 근 한 달 만에 다시 산을 찾았다. 마침 지인이 동행하기를 원해서 이번 산행은 그동안 같이 갈 일행이 없어서 남겨두었던 참새골->곰넘이재->태백산 구간으로 정했다.등산시간 : 8시간 20분 (휴식, 점심시간 포함)
등산거리 : 20Km
춘양에 차를 두고 택시로 참새골로 이동한 후 참새골 입구에서 출발하여 태백산 천재단에서 당골(석탄박물관)로 하산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태백에서 춘양까지는 돌아오는 것은 시외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버스 시간을 조회하니 태백에서 오후 6시25분에 출발하는 차가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본 결과 부지런히 걸으면 충분히 탈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출발시각을 9시로 정했다.
며칠 전 태풍 '텐뮤' 영향으로 그동안 많은 비가 내렸고 어제 아침에도 소나기가 내린 터라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다행히 비 예보는 없었지만 내심 불안하였다. 특히 이 구간은 날씨 변덕이 심하여 비 예보가 없고 날씨가 좋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었다.
우의와 기능성 바람막이를 준비하여 만약을 대비하였다. 다행이 소나기가 지나간 뒤 등산을 한 터라 비는 맞지 않았는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비에 젖은 풀잎을 스쳐 가는 동안 풀잎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바지를 타고 등산화로 스며들어 발이 퉁퉁 불어 여간 고통스럽지 않았다. 그 상태로 거의 6시간을 걸었더니 나중엔 발바닥에 감각이 없었다.
바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등산화로 흐르지 않도록 발수 기능이 있는 발목 스피츠를 사야겠다.
춘양에 차를 두고 택시로 참새골까지 이동하였다. 택시기사분이 친절하게 등산로도 안내해주고 조언도 해 주었다. 그리고 출발하기 쉽도록 등산로 입구에 내려주었다.
참새골 끝 자락에 있는 오두막집에서 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가보니 사람이 없었다. 노부부가 여름에만 잠시 거주하신다고 했다. 수도가 잠겨 있어 하는 수 없이 도랑에서 마실 물을 담았다. 이때가 9시, 갈 길이 멀고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워 출발을 서둘렀다.
참새골 입구에서 곰넘이재까지는 임산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입구에 출입을 제한하는 차단장치가 없어 4WD 차량이면 누구든 오를 수 있었다.
경사가 급한 임산도로를 약 한 시간을 오르자 구룡산과, 차돌베기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날씨가 덥고 습도가 높아 숨이 턱까지 찼다. 임산도로라고는 하지만 경사가 매우 급하여 머리에서 발끝까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땀을 너무 흘려 탈수가 올까 심히 걱정되었다.
산너머 천평 미 공군 폭격 연습장에는 전투기들이 쉴 새 없이 사격과 폭격 연습을 하고 있어 폭탄 터지는 소리에 가슴이 턱턱 내려앉는다.
랜덤하게 들리는 폭탄 터지는 소리는 태백산 천재단에 도착하는 동안 계속되었으며, 습하고 더운 날씨에 젖은 등산화만큼이나 짜증나게했다.
참새골 입구에서 차돌베기로 향하는 구간은 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넓은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차량 통행이 목적이 아니라 산불발생 시 이쪽에서 저쪽으로 산불이 넘지 못하도록 방화선을 구축한 것이다.
방화선 구간을 지나면 멀리 신성봉이 보이고 등산로는 잡목으로 우거져 걷기가 어려웠다. 또한 높은 습도와 숨이 막히는 기온은 한 발짝 떼기가 힘들게 괴롭혔다.
신성봉으로 가는 길은 산죽(조릿대)이 빽빽하게 우거져있어 걸음을 더디게 한다.
참새골 입구 삼거리를 지나온지 한 시간 만에 신성봉에 도착했다. 신성봉은 다른 봉우리와 달리 정상에 표시석이 없었다.
신성봉을 지나치자 금방 소나기가 지나갔는지 풀잎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다른 풀잎은 빗물이 거의 흘러 내렸는데 유독 조릿대 만은 열맨지 잎인지에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어 지나치면 그 물기가 고스란히 몸을 적셨다.
얼마 걷지 않아 바지는 흠뻑 젖어버렸고 바지를 타고 흘러내린 물은 등산화로 스며들었다. 고어택스 등산화지만 발목으로 스며드는 물은 정말 대책이 없었다.
금방 발이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말릴 시간이 없어 양말이 젖은 채 그대로 걸으니 발이 퉁퉁 불고 발바닥이 따갑고 화끈 거리기 시작했다. 아직 6시간 이상을 가야하는데...
차돌베기가 가까워지자 멀리 부쇠봉이 보인다.
신성봉을 출발한 지 약 한 시간 후 차돌베기 삼거리에 도착했다. 춘양면 애당리에서 참새골로 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이 참새골입구(진조동)쪽이고 왼쪽으로 진입하면 석문동쪽이다.
참새골 입구에서 출발하면 곰넘이재로 참새골 석문동에서 출발하면 이곳 차돌베기와 만난다.
우리를 데려다 준 택시기사분 말로는 석문동 등산로는 정비 되어 있지 않아 매우 험하다고 하였다.
옛날 차돌베기 삼거리는 사람 통행이 잦았나 보다 이 길은 봉화군 춘양, 강원도 태백, 봉화군 소천면 고선계곡으로 이어져 있다.
봉화군 소천면 고선계곡 도화동에 사는 사람들은 이 길을 넘어 춘양 장을 봤을 것으며, 춘양, 태백 사람들은 이 길을 이용하여 서로 왕래하였을 것이다.
차돌베기에서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더워 뭘 싸올 형편이 못되어 라면으로 대충 때웠다. 날씨가 너무덥고 발바닥이 아파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점심 먹는 동안 잠시 등산화를 벗고 있으니 그나마 살만했다.
점심 먹은 후 부지런히 걸어 깃대비기봉에 도착했다. 정상에 표시석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태백시 산악회에서 다른 하나는 국유림 관리소에서 새웠는데 두개의 표시석이 몇십 미터 떨어져 있었다.
깃대배기봉을 지나치자 등산로는 더 험해졌다. 여기도 방금 소나기가 지나갔는지 풀잎이 젖어 있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대충 말린 양말이 또 젖어버렸다.
부쇠봉이 가까워지자 등산로는 구름으로 덮히기 시작했다. 마치 연기가 피듯 금방 구름이 몰려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부쇠봉과 태백산 갈림길에서 주의 해야 한다 부쇠봉으로 가지 말고 태백산 쪽으로 가야 한다. 많은 산꾼들이 이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부쇠봉까지 갔다 돌아오는 듯 하다.
태백산이 가까워지자 폭격소리는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더 심해졌고 전투기 소리는 귀가 멍할 정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고 표지판이 보인다.
멀리 태백산 천재단이 보인다.
운무가 휘감는 태백산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전에 오른 도솔봉보다 더 운치가 있었다.
멀리 해발 1,573m인 함백산이 보인다.
태백산에서 바로 보이는 미 공군 폭격 연습장, 이 폭격장이 궁금하면 이전 포스트를 참고하기 바란다. 백두대간 - 춘양 도래기재 -> 구룡산 -> 신선봉 -> 도래기재
태백산 천재단에 오르는 동안 구름이 걷혀 비행기가 훈련하는 모습을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참고로 영상에 보이는 전투기는 탱크킬러라 불리는 A-10 기종이다. 아래 영상은 미사일 발사하는 모습인데 이것 말고 전투기 아래에 설치된 머신건을 쏠 때 나는 소리는 참 특이했다. 매우 저속 기종인 A-10기 훈련이 있은 후 다른 고속 전투기들은 천재단 위를 스칠 듯 접근하며 훈련 하였는데 그 소리에 고막이 찢어지는 듯 했다.
천재단에서 잠시 목도 축이고 요기도 한 다음 당골(석탄발물관)로 하산하였다.
석탄박물관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0분. 약 8시간 30분 걸린 오늘 산행이 무사히 끝났다. 6시 25분 버스를 타기까지는 여유가 있어 해물파전에 동동주를 먹었다. 지인과 태백산에서 내려오는 동안 파전에 막걸리가 얼마나 맛있을까 너무 기대가 된다며 서로 농을 주고 받았는데 오랜 산행 후 동동주 한잔은 해 보지않는 사람은 그 맛을 알지 못하리라.
택시로 태백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하여 버스를 타고 춘양에 도착하여 춘양에 두고 온 차로 영주에 도착했다.
지인은 다시 상주까지 가야 하므로 간단히 저녁을 먹은 후 헤어졌다. 등산하는 내내 불편한 발바닥이 걱정되었으나 다행이 퉁퉁 불어을 뿐 물집이 잡히거나 상처가 생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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