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시간 : 2시간 50분 (휴식포함)
등산거리 : 9km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등산 안내도를 보니 회룡포 비룡산 등산로는 세 가지 코스가 있고 산이 높지 않아 부담 없이 다녀올 만하다. 나는 제일 긴 9km 코스를 선택했다.
토요일이라 회룡포를 찾는 차량이 많아 마을주민 몇 분이 주차안내를 하고 있다. 오늘 등산은 집사람과 집사람 친구 셋이 동행하였다. 말이 동행이지 집사람 일행은 제2 전망대까지 갔다가 용포마을로 돌아오는 5km 남짓한 코스를 선택했기 때문에 차만 같이 타고 왔을 뿐 등산은 같이 하지 않았다.
11시 등산을 시작한다. 4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이기 때문에 집사람 일행과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했고 등산하는 도중에 가능한 오래 쉬지 말아야 한다.
오늘은 배낭도 등산화도 없이 얼린 물 한 병만 준비했다. 그러나 급하게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카메라를 챙기지 못했다.
비룡산은 토종 소나무보다는 리기다소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다. 굵기가 비슷비슷한 게 아마도 박정희 정권 때 산림녹화 사업으로 심어진 듯하다.
제1 전망대까지는 등산로가 널찍하고 가파르지 않아 아이들도 오를 수 있다. 이날 초록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은 초등학생과 어른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등산을 시작한 지 30분 후 회룡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면 회룡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사람이 여기까지만 올라와 회룡포 전망을 보고 내려간다.
원산성과 1997년 새로 복원한 비룡산 봉수대는 이곳이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음을 말해준다.
마한시대에 축성된 원산성은 돌로 쌓은 게 아니라 흙과 돌로 쌓은 듯하다.
멀리 삼강대교가 보인다. 삼강대교는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에서 발원한 내성천과 강원도 태백시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에 놓여있다. 삼강대교를 건너면 유명한 삼강주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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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지명이 삼강인 까닭은 낙동강, 내성천 그리고 문경에서 발원한 금천이 만나는 곳이라 하여 삼강리(三江里)라 한다.
원산성에서 삼강앞봉까지는 매우 가파른 나무계단을 수백 미터 내려가야 한다.
계단이 많아 내려가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전망이 너무 좋아 힘든지 모르겠다. 왼쪽으로 내성천이 흐르고 오른쪽으로는 낙동강이 흐른다.
원산성에서 내려가면 비룡산은 끝이 나고 비룡산에서 회룡포 쪽으로 마주 보이는 산인 삼강앞봉이 시작된다.
삼강앞봉에서 내려보면 유명한 삼강주막이 보인다. 삼강주막은 삼강나루를 왕래하는 사람과 사공들에게 요기를 해주거나 숙식처를 제공하던 곳으로 2006년 마지막 주모인 유옥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방치되다가 최근 옛 모습으로 복원하여 관광지화 한 곳이다.
삼강앞봉은 그렇게 높지가 않다. 이곳에서 제2 전망대를 거쳐 등산 시작지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삼강앞봉에서 코앞에 의자봉과 적석봉이 보인다. 적석봉은 꽤 높아 보인다.
삼강앞봉을 내려서자 또 산이 끝나고 낙동강이 등산로 바로 옆으로 흐른다.
의자봉 등산로는 계단으로 시작된다. 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으나, 높고 길다.
봉우리 이름이 의자봉이라 다른 뜻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나뭇가지가 의자처럼 뻗어 있어 의자봉인가 보다. 어떤 느낌일까 해서 걸터앉아 보았지만 저기 옆에 놓여 있는 긴 의자가 훨씬 편하다. ㅠㅠ
적석봉은 비룡산 등산 구간 중 가장 높은 봉우리며, 힘든 구간이다.
드디어 오늘 등산 구간 중 마지막 봉우리인 사림봉에 도착했다. 시간을 보니 출발한 지 2시간 10분이 지났다. 집사람 일행은 봉수대에서 제2 전망대를 지나 용포마을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차 키를 내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하산을 했다.
아까 전망대에서 본 회룡포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나는 지금 출발한 곳에서 정확히 반대 방향에 서 있다. 회룡포 모래사장에서는 무슨 행사를 하는지 여기저기 천막이 서 있고, 노랫소리 풍악 소리가 쉴새 없이 조용한 회룡포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사림봉에서 하산하면 햇볕이 따가운 도로를 걸어야 하기에 사람재로 되돌아간 다음 용포마을로 하산하기로 했다. 집사람이 몇 번이나 전화를 했기 때문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회룡포의 명물 뽕뽕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를 뿅뿅다리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뿅뿅다리가 아니라 뽕뽕다리다.
뽕뽕다리라 불리는 까닭은 구멍이 뽕뽕뽕 뚫린 철판을 이용해서 다리를 놓았기 때문이다. 뽕뽕다리가 뿅뿅다리로 불리게 된 사연은 재미있다. 어느 날 한 기자가 마을에 취재를 왔다. 마을 어르신은 바닥에 구멍이 퐁퐁 뚫려있어 퐁퐁다리라고 부른다고 했는데 경상도 억양을 잘 못 알아들은 기자가 돌아가 뿅뿅다리라고 기사를 냈고, 그 뒤로 이 다리의 이름은 뿅뿅다리가 되었다고 한다.
무슨 행사를 하는지 수많은 천막이 쳐 있고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과 음식을 먹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많고 천막 사이를 지나오는데 무슨 무슨 선생님 하면서 서로 부르는 걸로 봐서 학생과 인솔 교사들인 것 같은데 도로에 막걸리를 저렇게 쌓아 놓고 있다. 아까 회룡대를 오를 때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이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인가 보다.
그래서 다시 행사장을 유심히 보니 "우리강복원" 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게 무슨 황당한 행사인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초등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를 불러서 노래 부르고 장구치고 어른들은 막걸리 먹고 학생들은 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게 우리강 복원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나 할것 없이 여름마다 강을 복원하는 셈이다.
누가 본다고 현수막을 곳곳에 널어놓았다. 하긴 좀 전에 용포마을을 내려서자 카메라를 맨 사람이 "이곳 천막이 한눈에 내려 보이는 곳이 어디냐?"라고 묻기에 "사림봉에 가시면 됩니다." 했더니 "천막에 글씨가 있어 그게 바로 보여야 한다." 기에 "그럼 제2 전망대로 가시면 됩니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천막을 우리강복원 이라는 글씨가 만들어지도록 배치했는가보다.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모르지만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인터넷에서 우리강 복원으로 검색하니 이날 찍은 사진이 있기에 첨부 - 사진출처 : 4대강 답사
두 번째 뽕뽕다리가 보인다. 강물이 넘치 듯 말 듯 찰랑거린다.
내려다보니 어질어질하다.
두 번째 뽕뽕다리를 건너 출발지로 돌아오니 오후 1시 50분 2시간 50분이 걸린 셈이다. 쉬지 않고 서두른 탓에 등산안내도에 나와 있는 4시간보다는 훨씬 빨리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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