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양면 애당리 참새골에 쇼핑몰을 계약하고 오는 길에 묵 몇 모 사려고 애당리 묵 집에 들렀는데 다 팔리고 없단다. 이 집에 묵 사러 몇 번 왔지만, 매번 허탕이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 몇 장 찍고 돌아서는데 메밀 손질하시는 할머니께서 내일 묵을 쑤니 내일 오란다. 거리가 멀어 다시 오기 어렵다고 했더니, 이웃에 놀러 오신 듯한 할머니께서 "아들 준다고 냉장고에 넣어둔 거 줘!!!"
덕분에 냉장고에 있던 거 세 모 샀다. 아들이 뉘신 지 모르지만, 냉장고에 묵은 거 내가 먹을 테니 어무이가 따끈따끈한 거 만들어 주시면 그거 드샘.
3~4일 간격으로 직접 통 메밀을 갈아 묵을 쑨다. 100% 국내산, 100% 수제 묵, 이상한 거 안 섞은 100% 순수한 메일 묵이다.
묵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한 모에 4천 원 노력에 비해 너무 싸다.
기왕 먼 걸음 한 김에 예전 아주 친하게 지냈던 분 별장에 들러 차 한잔하고...
요즘 이 내외가 춘양목 소나무를 키워 파는 농원을 운영한다. 얻어 먹은 게 있으니 농원 광고좀 해 줘야 겠다.
춘양목 송홧가루로 만든 다식
아줌마 취미 고급스럽네. 춘양목 솔방울로 아기자기한 것도 만들고, 도자기도 굽는지 모으는지 많이 보이고...
아줌마 여동생이 꼭 영심이 같이 생겨 내가 영심이라고 많이 놀렸는데, 요즘 그림으로 상 좀 받는 모양이다. 놀리지 말고 친하게 지낼껄...
직접 만들었다는 금 찻잔. 아줌마 많이 섬세해 졌네.
차도 직접 덖어 만든다. 예전에 민들레, 뽕잎, 녹차를 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 요즘은 연잎 차를 만든다고 한다. 연잎 차에 꽃향기가 은근히 난다.
묵사발 만들기
멸치 대가리, 무, 황태포, 청양고추 등을 넣고 끓여 다싯물을 만든다.
다싯물을 끓이는 동안 묵사발에 넣을 무생채를 만든다. 무는 아주 잘게 채를 썬다.
잠시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 참기름, 마늘, 간장, 매실청 등으로 무친다.
묵이 너무 많아 일부는 묵 무침을 해야겠다. 먼저 간장, 마늘, 참기름, 매실청, 참깻가루 등으로 양념을 만든다.
다싯물은 채에 걸러 식힌 다음, 굴 소스와 소금으로 간을 해 냉동고 살짝 얼린다.
베란다에 청양고추를 몇 포기 심었는데, 아주 요긴하다.
마침 냉장고에 참나물이 있어 같이 넣는다.
묵 크기가 시중에 파는 묵 두 배는 된다.
먼저 야채를 양념과 섞은 다음, 묵을 넣고 버무린다.
채를 썬 묵과 오이, 묵은지, 청량초, 무생채, 구운 김 등을 담고 다싯물을 부어 묵사발 완성
이런 거 먹을 때 비가 오면 더 맛있다.
술은 법전 청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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