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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주왕산

by 변기환 2013. 2. 2.

차가 오래되다 보니 요즘 주행 중에 이상한 소리가 난다. 바빠 점검할 시간이 없어 갈 때는 직장 때문에 봉화에서 홀아비 생활을 하는 (흔히 주말 부부라 하는데 우리끼리는 삼대(三代)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는 거라고 다독거린다.) 김선생 차를 타고, 올 때는 다른 분 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주왕산 상의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 구미에서 온 선수와 합류하여 대전사를 지나 주왕산으로 출발했다. 대전사를 출발한 지 약 30분 장군봉과 백련암이 훤히 건너다보이는 전망대에서 잠시 쉬다가 해발 721m 주왕산 주봉에 올랐다. 미리 와 우리를 기다리는 대구에서 온 선수들과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나와 김선생은 일행을 남겨두고 후리메기로 향했다.


셔터를 마구 눌러 댔는데, 느낌이 이상해 확인하니 헐~ 메모리 카드가 없네!!! ㅠㅠ #$%^&*@#$@$% 오늘 한 두장 건져 보려고 누워서도 찍고, 엎드려서도 찍고, 앉아서도 찍고 했는데...


이놈이 완전 필름 카메라 수준이다. LCD가 깨진 것을 얻어와 eBay에서 LCD를 주문해 교환 했지만, LCD 백라이트가 나가서 겨우 설정만 할 수 있는 정도라 사진을 찍은 후 제대로 찍혔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그래도 가볍고 색감이 좋아 등산 다닐 때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데, 화면을 확인할 수 없으니 가끔 이런 낭패를 당한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니, 어젯밤 충전을 하지 않아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다. 날 태우고 갈 분과 연락하려면 하산할 때까지 버터줘야 하는데...




볕이 드는 쪽은 따스하고 응달은 약간 쌀쌀한 게 늦가을 같다. 주왕산을 지나 후리메기까지는 동네 뒷산 산책로 같은 오솔길이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굽이굽이 이어진다. 그러나 어제 내린 비로 곳곳이 얼어있어 발걸음은 매우 조심스럽다.





송진 채취 때문에 생긴 상처들...


이곳 주왕산 소나무는 60년대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상처를 낸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송진은 테레빈유·바니스 제조 및 종이나 비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일제 강점기에는 석유 대용으로 군용기 연료를 보충하기 위해 소나무에 상처를 내고 죽은 소나무 뿌리인 관솔을 캐기 위해 집집이 할당량을 정하고 학생을 동원해 무차별 우리 산림을 베어가고 훼손했다고 한다.


36년간 우리를 강제 침탈한 일본이 남긴 깊은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는데, 얼마 전 뉴스에서 최고 인기 여행 도시가 일본 도쿄라는 보도에 놀랐고, 캐논 EOS 시리즈가 지난 2011년 까지 무려 100만 대나 팔렸단다. 바디와 렌즈를 포함하여 최소 150만 원으로 계산해도 1조 5천억이다.


주왕산을 출발해 약 한 시간 부지런히 걸어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면


마치 늦가을 같은 포근한 풍경을 만나다.





볕이 따뜻한 계곡은 계절을 잊은 듯 포근하지만


꽁꽁 언 계곡을 보니 아직은 한겨울이다.



주왕산 제3 폭포


어제 내린 비로 물줄기가 얼음을 녹이고 힘차게 쏟아진다.







주왕산에서 만난 포스코 등산팀... 대전사부터 쓰레기를 한 봉 다리 주워담아 내려가더라...


제2 폭포를 지나자 간신히 버티던 핸드폰도 꺼졌다.

다행히 대전사를 지나자 주왕산에서 내려오는 대구 일행과 만나서 간단하게 파전에 막걸리 한잔하는 사이 날 태우고 갈 분과 연락이 닿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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