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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블랙XX XXX의 날

by 변기환 2013. 6. 9.

이 포스트가 검색엔진에 검색되는 게 싫어 특정 단어를 X 처리를 했습니다.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X에 들어갈 단어는 사진에 다 있네요.


블랙XX가 진행하는 아름다운 명산 도전 40을 지원하는 XXX를 위한 XXX의 날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충주 세계무술공원입니다. 블랙XX에서 야영장에 텐트 30동을 설치했네요.



우리 가족이 묵을 텐트입니다. 오늘 하루 사용하고 정가 96만 원짜리 텐트를 48만 원에 판다고 하네요. 작년에 새 텐트를 샀기 때문에 패스합니다.



더운 날씨에 행사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오늘 진짜 숨이 막히게 덥네요.



아이스박스에 물과 소주를 넣어 냉동고에 3일을 뒀더니 저렇게 꽁꽁 얼었다네요. 무슨 동태도 아니고...



그냥 놔두면 저절로 녹을 텐데 알콜 수혈이 급한 선수들이 별의별 방법으로 해체를 시도합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술은 안 얼었네요. 물이 저렇게 꽁꽁 얼 정도면 술도 살짝 얼 텐데...



선수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언 소주병을 해체해 벌건 대낮에 벌써 깡소주 몇 병을 비웠네요. 술이라면 나도 빠지지 않는데, 이 선수들과 술 마실 땐 조심해야 합니다. 술 없인 하루도 못 놀아도 술만 있으면, 4박 5일도 거뜬한 괴물들입니다.



고령 사는 선수가 동동주 반말을 가져왔습니다. 왜 반말이냐고 물으니 반은 어젯밤 자기가 먹었다네요.



팔도 막걸리가 다 모였습니다.



오후가 되자 선수들이 속속 도착하는군요.



듣도 보도 못한 팀이 초청했군요.



선수들 해가 지니 슬슬 달리기 시작합니다. 닭을 통째로 구웠군요.



통돼지 바베큐입니다.



기름이 쪽 빠져 담백한 게 맛있네요.



전라도 팀에서 삭힌 홍어를 준비했군요.



적당히 익은 갓김치도 맛이 훌륭합니다. 예전엔 이런 거 안 먹었는데 나이가 드니 입맛도 변했나 봅니다.



다들 삭힌 홍어에 환장하는데 난 냄새 때문에 밥상 위에 올라와 있는 것도 싫더군요.



어떤 선수는 산에서 캔 더덕을 소주병에 넣어 우려먹습니다. 웬만해서는 소주 잘 안 먹는데 한잔 마셔보니 더덕향이 은근한 게 좋네요.



전라도 팀이 준비를 아주 많이 했군요. 즉석에서 홍어 무침도 만들어 줍니다.



여기서 고향 친구를 만나네요. 반갑다 칭구야~~~



어느 팀인지 회도 준비했습니다. 더운 날 회 먹을 때 소주 몇 잔 곁들이면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 분이 서울 셰르파인데 왕년에 대학가요제 사회를 본 적이 있다네요. 장기자랑을 진행하는 솜씨와 말발이 보통이 아닙니다.



초등학생이 강남스타일 노래와 춤을 기가 막히게 따라 하네요.



장기자랑 중간중간 진행하는 퀴즈 맞히기에서 1빠로 도전해 상품권 한 장을 받았습니다. 오늘 횡재했네요.



늦은 밤 장소를 옮겨 아쉬움을 달랩니다. 선수들 정말 씨게 먹고 마시는군요.



머리 아프고 속 괴로운 아침이 밝았습니다.



개 생활 수준이 이미 인간을 앞질렀습니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 같은 아침을 먹고 반쯤 녹은 물병에 커피를 타 집사람과 공원 산책을 나섭니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군요.



세계무술공원 바로 옆에 있는 탄금대에 올라봅니다. 탄금대는 임진왜란 당시 신립이 배수의 진을 치고 왜군과 싸워 대패 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우리가 흔히 왜송이라 부르는 리기다소나무가 빽빽이 심어져 있습니다.


리기다소나무는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기 때문에 1960년대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조림수로 많이 심었습니다. 굵기로 봐서 당시에 심은 것 같은데, 탄금대에 왜송이라 420년 전 이곳에서 왜놈과 싸우다 무참히 숨져간 8,000여 영혼이 땅을 치며 통탄할 노릇입니다.



집사람이 항상 찍사 앞에서 얼쩡거립니다.



신립과 탄금대 전투를 기리는 기념탑이군요. 충장 신립이라 글쎄요.


임진왜란 당시 조정에서 조령의 중요성을 알고 장수를 보내 조령을 지키게 했는데, 신립이 수하의 만류에도 장수를 불러들이고 조령을 버립니다.


왜놈들이 조령 길에 복병이 있을까 두려워 수일간 접근하지 못하고 배회하면서 여러 번 척후로 자세히 살펴 복병이 없음을 알고 난 후에 비로소 조령을 무사히 통과합니다. 한양도성 대문을 그냥 열어준 꼴입니다.


후에 명나라 파병장 이여송이 조령을 살펴보고 "이 같은 천연의 험지를 적에게 넘기다니 신립은 참으로 병법을 모르는 자다"라고 탄식했다 합니다.


조령을 지키자는 수하의 의견에 신립은 "그들은 보병이고 우리는 기병이니 넓은 들판으로 끌어들여 철기로 짓밟아버리면 성공하지 못할 리가 없다"고 말도 안 되는 똥고집을 부립니다.


이에 8,000의 조선군은 탄금대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왜군과 맞섰으나, 말굽이 습지에 빠지면서 기동력이 떨어져 결국 패하고 대부분이 왜군에 밀려 남한강에 빠져 죽게 됩니다. 살아 남은 자가 겨우 수십에 불과 했다고 합니다.


도둑을 안방으로 유인해 잡으려다 도둑은 못 잡고 오히려 자기가 안방에 갇힌 꼴입니다. 전투에 패하자 신립 역시 남한강에 투신자살을 합니다.


신립의 패전을 전해 들은 선조는 궁궐 식량 창고를 모두 불태우고 북으로 파천합니다. 신립이 한양도성을 방어할 대부분 군사를 죽음으로 몰았기 때문이죠. 결국, 탄금대의 패전이 선조가 한양도성을 버린 원인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신립이 충장의 시호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실지로 신립은 임진왜란 이후 공신에 책록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이후 슬그머니 영의정으로 추증하고 충장이라는 시호를 내립니다. 무장인 신립이 영의정으로 추증되고 충장이라는 시호를 받게 된 이유는 신립 집안이 인조반정 이후 대대로 집권 세력이었기 때문에 후손의 물밑 작업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유추해 봅니다.



탄금대에서 바라본 세계무술공원입니다.



아름답긴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왜놈의 총칼에 맞고 떠밀려 물에 빠져 죽은 조선군의 주검이 강을 막아 물길이 바뀔 정도였답니다.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수많은 영혼을 생각하니 숙연해지는군요.



한이 서린 이곳 지천으로 핏빛 뱀딸기가 널렸습니다.



한바퀴 돌아보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옵니다.



나 없는 사이 재미있는 걸 하는 모양이군요.



이 더위에 족구를 한다네요. 한 게임 하고 싶은데, 지겨워 몸살을 앓는 아이 성화에 못 이겨 일찍 철수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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