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벌써 지났지만, 아직은 한낮에 달아오른 열기로 집안이 후끈하다. 국물이 없으면 입이 까칠까칠해 밥 먹은 것 같지 않은 식성 때문에 국을 끓이고 싶지만, 그렇지 않아도 칙칙하고 후텁지근한데 뜨거운 냄비 앞에 서 있으면 열만 받는다. 이때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바로 시원한 오이 냉국... 몇 가지 만 주의하면 겁나 쉽게 맛있는 오이 냉국을 뚝딱 만들 수 있다. 요리의 시작은 위생 손을 깨끗이 씻고 재료를 준비한다.
오이를 일정한 길로 어슷하게 썬다.
요렇게 한석봉 엄니께서 썬 떡처럼 크기가 일정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미 조진 거다.
양파는 식성에 따라 양을 달리한다. 그리고 매우 얇게 저민다.
파는 뿌리 부분을 길이로 칼집을 낸 다음...
잘게 다진다.
집간장 한 숟가락에 오이와 양파를 10분 정도 절인다. 반드시 집간장을 사용해야지 양조간장이나 조림간장 따위를 넣었다면 이쯤에서 걍 버리는 게 현명하다.
다진 마늘과 잘게 썬 파를 넣고...
일정량의 물을 붓고 간은 반드시 맛소금으로 한다. 꽃소금이나 굵은 소금, 구운 소금으로 간을 하면 또 조진 거다. 간은 반드시 맛소금으로...
식성에 따라 식초를 조금 넣는데... 사과식초, 현미식초 이딴 걸 넣었다면 지금이라도 갖다 버리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반드시 양조식초를 사용한다. 그리고 식초는 아주 조금만 - 반 숟가락 정도 - 넣어야지 많이 넣으면 국물이 탁해지고 식초 향 때문에 다른 맛을 느낄 수가 없다.
랩을 씌워 잠시 냉장고에 보관...
후다닥 저녁을 차렸다.
반찬은 방금 무친 콩나물과 알맞게 익은 열무김치, 매콤달콤한 깍두기와 아직 조금 아린 마늘장아찌...
칠리소스를 얹은 비엔나 소시지 꼬치구이는 촛점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
자~ 이제 먹어 BOA요~
요리를 배워 식당이나 차릴까? 메뉴 따위는 없고 손님은 내가 해 주는 대로 군말없이 먹어야 하고 저녁 9시 넘으면 운동하고 술 마셔야 하니 9시 까지만 영업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식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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