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이지만 집사람 출퇴근길이 멀어 늦은 시간에 뭘 먹으러 가기도 그렇고 해서 조촐하게 집에서 해 먹기로 했다.
양상추, 방울 토마토, 파프리카에 키위 소스를 얹은 샐러드도 준비하고...
체에 내린 계란에 소금과 물을 섞어 찜통에 찐 다음 시골에서 가져온 호두와 파를 뿌렸다.
이거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다.
마트에서 사온 초밥 맛은 그냥 그랬다. 초밥은 초와 소금을 친 흰밥을 갸름하게 뭉친 뒤에 고추냉이와 생선 쪽 따위를 얹어 만드는데, 마트표 초밥은 단맛이 많이 났다.
마트표 우럭회. 들었다 놨다 몇 번을 망설이다 샀는데 결국 다 못 먹고 다음날 일부는 횟밥으로 일부는 막걸리 안주로... 억지로 다 먹었다.ㅠㅠ
생연어가 있길래 냉큼 집어왔다. 센 불에 노릇하게 구운 다음 그 위에 올리브기름을 살짝 두르고 통후추와 파를 얹었다.
소스는 가다랑어 포, 다시마, 멸치 달인 물에 매실청과 굴 소스, 다진 마늘을 넣어 끓여 만들었다. 장식이 마땅치 않아 영 보기가 그렇다. 장맛 보다는 뚝배기 맛이라 했는데...
밥상에 이거 없으면 밥 먹은 것 같지 않다. 봉화김치마을 포기김치와 백김치 익으니 더 맛있다.
우선 식전에 먼저 맥주 한 컵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 술을 먹어야 한다. 다들 결혼기념일에는 와인을 먹는데 우리가 언제부터 와인을 먹었나, 법전 양조장 청량주에 입맛 들이면 비싼 와인은 쳐다 보지도 않는다.
후식은 단출하게... 과자 잘 안 먹는데 오랜만에 집에서 과자 먹는다.
이것도 영 보기가...
아이 커가는 줄만 알았지 우리 부부 나이 먹는 줄 몰랐다. 오늘 보니 집사람도 나도 많이 늙었다. ㅠㅠ 결혼기념일인데 왠지 서글프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