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 10시 넘어 퇴근하는 집사람에게 반찬 투정했다가는 바로 이혼장 날아온다. 휴일이면 파김치가 돼 꼼짝도 못 하는 집사람을 위해 밑반찬 몇 가지를 해 놓고 매콤하고 아삭한 총각김치와 쌀쌀한 날씨에 제격인 시원한 물김치도 같이 담기로 했다.
내가 어렸을 땐 남자가 부엌 들락거리면 꼬튜 떨어진다고 부엌 근처엔 얼씬도 못 하게 했지만, 중년의 남자가 21세기를 현명하게 살아가려면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어야 한다. 총각무는 부실한 잎을 정리하고 껍질을 벗긴 다음 손이 퉁퉁 붇도록 씻는다. 열 번은 더 씻은 듯….
뿌리와 줄기가 만나는 부분을 깨끗이 손질해야 모래가 씹히지 않는다.
네 등분으로 자른 다음...
서너 번 더 헹궈준다.
짭조름한 소금물에….
4시간 이상 푹 절인다.
요렇게 무가 부드럽게 휘어지면 다 절여진 것...
체에 밭쳐 두어 시간 동안 물기를 빼준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양념이 묻지를 않는다.
찹쌀풀은 찹쌀을 서너 시간 불린 후 믹서기에 곱게 갈아 끓이면 된다.
고춧가루, 생강, 다진 마늘, 새우젓, 까나리 액젓, 매실청, 소금, 찹쌀풀 그리고 배와 사과를 갈아 쪽파와 섞어 양념준비….
잘 버무린다.
엣지 있게 담으면 끄읏...
잘 익거라 며칠 후에 보자...
다음은 물김치…. 나박김치라고도 한다. 무, 배추, 당근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굵은 소금에 30분 정도 절인다.
쪽파는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생강, 마늘은 얇게 저며 놓는다.
생수에 찹쌀풀과 배즙을 넣고 꽃소금으로 간을 한 후...
재료를 몽땅 때려넣고...
저며 놓은 마늘과 생강을 망에 넣어 넣어준다.
하루를 실온에 보관한 다음 김치냉장고로 직행...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