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65 충주 포암산 만수봉 종주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너무나 性스러운 성탄절 어쩌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삶을 살다간 고독한 예수를 기리며 올해 마지막 산을 찾았습니다. 오늘 다녀올 산은 포암산과 지난 주 다녀온 만수봉을 종주하는 긴 코스... 대충 계산해도 14km가 넘는 거리군요. 단순한 경로지만 중간에 탈출할 곳이 없으니 무조건 종주를 해야 하는 심적 부담이 있네요. 더군다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인적이 드물고 눈이 많이 쌓여 있어 길을 잃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등고선을 보니 하늘재에서 포암산까지는 가파르고 나머지 구간은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진 듯 합니다. 전체 거리는 15km 약 7시간 걸렸습니다. 예상보다 1시간 더 걸렸네요. 오전 10시 미륵대원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하늘재로 출발합니다. 약 40분을 걸어 하늘재에 도착했.. 2014. 12. 26. 만두 대충... 며칠 전 휴일 설날 아침에 큰댁에서 끓여주는 만둣국이 생각나 늦잠자는 집사람 옆구리 슬쩍 찔렀다가 본전도 못 찾고 마음에 깊은 상처만 받았다. 하긴 연말이라 일도 많은 데다 술 못 먹는 사람이 직책상 술 상무 노릇까지 해야 하니 그 심정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불쌍한 여편네 애주가의 살아가는 이유인 술을 왜 못 하누... 나더러 술 상무 하라면 석 달 열흘은 즐거울 텐데… 큰댁 만두는 김치나 고기 같은 것이 들어가지 않는다.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리니 딱 네가지 재료가 생각난다. 잘게 썬 무와 물기를 짠 두부, 당면 그리고 파스타에 고춧가루처럼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우리 집안 비장의 재료인… 생강이 듬뿍 들어간다. 아래층에서 시끄럽다고 할 때까지 열라 다지는 거다. 삶은 당면은 물기를 짠 다음 소.. 2014. 12. 18. 소백산의 설경 며칠 전 동창모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술에 취해 머리에 휴지를 두르고 방방 뛰어 다니던 친구가 뜬금없이 "너 요즘도 산에 다니냐? 그러다가 산에서 얼어 죽는다."며 재수 없는 소리를 해됩니다. 내가 산에 갈 때 김밥 한 줄, 핫팩 하나 사 준 적 없는 놈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알흠다운 불금을 달리는 시방 산통을 던지고 ㅈㄹ이야. 내가 성질대로 한마디 했다간 싸움 날까 싶어 웃는 얼굴로 "조심할게" 하고 말았지만, 속으로는 "너나 조심해라! 그렇게 허구한 날 술 처먹으면 니 명까지 못산다. 시키야!!!" 그리고 어젯밤 평소처럼 잠들기 전 막걸리 몇 잔을 보약 달여 먹는 정성으로 마시며 이웃 블로그를 뒤적거리다가 소백산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소식에 내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소백산을 다녀와야겠다 생각하고 일찍.. 2014. 12. 17. 단양 가은산 연일 계속된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토요일 오랜만에 산을 찾았습니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와 승리에 거쳐있는 해발 565m 가은산은 단양의 명산 금수산에서 남으로 뻗은 줄기에 솟은 산입니다. 옥순봉 쉼터를 출발 가은산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에 올라서면 발아래에 거북이가 뭍으로 올라서는 듯한 형상을 한 구담봉과 퇴계 이황 선생이 극찬한 옥순봉의 기암을 따라 흐르는 충주호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고 장회나루 뒤편 제비봉과 마주 보고 있는 말목산 그리고 겹겹이 쌓인 능선 너머로 소백산, 도락산, 월악산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조망이 무척 좋은 산입니다. 옥순대교 건너 옥순봉 쉼터에서 등산이 시작됩니다. 가은산까지는 3.6km... 옥순봉 쉼터를 출발 새바위, 벼락 맞은 바위를 지나 둥지봉에서 가은산을 올.. 2014. 12. 8. 충주 만수봉 결과야 어떻든 이제 고3 학부형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 놨으니 다소 가벼워진 마음으로 산을 찾았습니다. 오늘 오를 산은 높이 983m 월악산의 주능선과 포암산 사이에서 홀로 우뚝 솟은 만수봉입니다. 만수봉은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 서면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특히 웅장한 월악산 영봉과 충주호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고 포암산, 주흘산, 대미산, 황장산, 운달산 등을 한눈에 다 볼 수 있는 조망이 확실히 보장된 산입니다. 미래세대 체험장이라는 요상한 이름을 붙였지만 알고 보면 아이들이 자연을 관찰할 수 있도록 생태 탐방로와 교육장, 체험장을 꾸며 놓은 곳입니다. 만수봉 가는 길에 거쳐 가야 할 892m 용암봉이 보입니다. 만수계곡을 출발 용암봉 방향으로 올라 만수봉을 찍은 후 만.. 2014. 11. 15. 총각김치와 물김치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 10시 넘어 퇴근하는 집사람에게 반찬 투정했다가는 바로 이혼장 날아온다. 휴일이면 파김치가 돼 꼼짝도 못 하는 집사람을 위해 밑반찬 몇 가지를 해 놓고 매콤하고 아삭한 총각김치와 쌀쌀한 날씨에 제격인 시원한 물김치도 같이 담기로 했다. 내가 어렸을 땐 남자가 부엌 들락거리면 꼬튜 떨어진다고 부엌 근처엔 얼씬도 못 하게 했지만, 중년의 남자가 21세기를 현명하게 살아가려면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어야 한다. 총각무는 부실한 잎을 정리하고 껍질을 벗긴 다음 손이 퉁퉁 붇도록 씻는다. 열 번은 더 씻은 듯…. 뿌리와 줄기가 만나는 부분을 깨끗이 손질해야 모래가 씹히지 않는다. 네 등분으로 자른 다음... 서너 번 더 헹궈준다. 짭조름한 소금물에…. 4시간 이상 푹 절인다. 요렇게 무가.. 2014. 11. 2. 굴 전과 굴 국밥 가을비가 내 가슴과 낙엽을 촉촉히 젖시는 시월의 마지막 저녁... 갑자기 이용도 보고싶고 막걸리도 땡긴다. 백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시월의 마지막 불금을 그냥 보내면 죄받는다. 굴은 굵은 소금에 몇번 씻어야 한다. 실한 놈을 골라 굴 전을 부치고 야들야들한 놈은 초장에 찍어 먹고 나머지 상태가 매롱한 놈은 굴 국밥을 해 먹어야겠다. 굴 전에 들어갈 청양고추, 홍고추, 양파, 쪽파, 당근을 잘게 썰어 준비한다. 계란을 풀고 가위로 알끈을 잘라준 다음 야채와 잘 섞는다. 물기를 뺀 굴에 밀갈기를 묻히고... 계란물에 적셔... 노릇하게 지진다. 굴 국밥에 사용할 육수를 끊이고... 굴과 미역을 넣고 팔팔 끓인 다음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계란을 풀어 주면 끄읏...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들어가면 먹어.. 2014. 11. 2. 청량산 단풍으로 물들다 창으로 스며드는 늦가을 햇살이 너무 따스해 오후 일정을 잔머리 굴러 조정해 놓고 점심을 핑계로 근처 청량산을 찾았습니다. 청량산이야 일 년에 서너 번 이상 오르기 때문에 사진 찍을 일이 없을 것 같아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오색 단풍으로 물든 풍경이 고와 폰카로 몇 장 찍었습니다. 오늘이 끝인 듯 단풍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엔 어디를 가나 인산인해… 청량산의 열두 봉우리 중 청량사 옆에 우뚝 선 연화봉이 가장 먼저 반기는군요. 어풍대의 깎아지는 절벽 아래 위태롭게 자리 잡은 청량사… 매년 개성 있는 소리꾼을 초청해 산사음악회를 개최하고 경내를 어지럽히는 수많은 인파에 짜증을 낼 만도 한데 싫은 내색 없이 인자한 미소로 찾아오는 등산객에게 직접 만든 차와 음료를 대접 하는 등 종갓.. 2014. 10. 29. 백천계곡의 단풍 늦은 감이 있지만, 백천계곡 단풍 구경하러 집을 나섰습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에 여객기가 긴 여운을 남기며 축하 비행을 하는군요. 청옥산 휴양림을 지나 현불사에서 세운 입석의 안내를 받으며 백천계곡으로 접어듭니다. 열목어 서식지로 유명한 백천계곡은 석포면 대현리에서 현불사 방향으로 약 십 리 정도 이어지는 계곡이며 사시사철 수량이 풍부하고 수십 년간 사람의 접근을 막아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입니다. 또한, 백천계곡에서 부쇠봉을 지나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등산의 시작이며 끝이기도 한 곳입니다. 백천계곡 입구 오른쪽에 우뚝 솟은 진대봉에도 고운 단풍이 들었네요. 길 양쪽으로 올 1년을 거쳐 몸단장을 한 단풍이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현불사는 주지가 입적한 후 주지 자리를 놓고 싸움.. 2014. 10. 25. 단양 제비봉 매년 이맘때면 단풍 구경 삼아 단양 제비봉을 오릅니다. 단풍은 다음 주가 절정일듯하지만, 작년 엄청난 인파에 치여 고생했던 트라우마 때문에 올해는 일찌감치 찾았습니다. 이른 시각이라 주차장이 널널하네요. 유람선 매표소도 한산합니다. 장회나루 모퉁이에서 가파른 등산이 시작됩니다. 다녀온 GPS 기록입니다. 왕복 4.3Km.... 1시간 59분 걸렸습니다. 만만하게 보고 올랐다가 욕을 하면서 내려오는 산이 제비봉입니다. 높이 721m 제비봉은 단양군 단성면 장회나루 뒤편에 있는 바위산입니다. 수상 관광지로 유명한 충주호의 구담봉과 옥순봉에서 동남쪽 머리 위를 올려다보면 절벽 위의 바위 능선이 제비가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제비봉이라 부릅니다. 해발이 낮고 왕복 5Km 남짓한 짧은 코스라 준비 없이 오르.. 2014. 10. 18. 의성 금성산, 비봉산 산을 찾아 나섭니다. 오늘 오를 산은 8월의 마지막 날 중간에 속리산으로 차를 돌렸던 의성군 금성면에 위치한 금성산과 비봉산입니다. 해발 530m 금성산은 우리나라 최초 사화산이며 정상에 묘를 쓰면 후손은 산의 정기를 받아 부자가 되나 대신 인근에 비가 오지 않는다 하여 가뭄이 들면 지역민이 기우제를 지내고 암매장한 묘를 찾아 나섰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금성산보다는 조금 더 높은 해발이 672m인 비봉산은 봉황이 날아가는 것처럼 날렵하게 생겼다고 해서 비봉산이라 부릅니다. 등산로 입구까지 버스가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잘 뚫어 놨으며 널찍한 주차장엔 화장실도 있습니다. 안내도를 참고로 가야할 길을 확인합니다. 우측 금성산을 오른 후 능선을 따라 비봉산을 정복. 산불감시초소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 2014. 10. 12. 마파두부 덮밥 집사람 생일이라 새벽에 일어나 정성껏 생일상을 차려 줬더니 여편네 점심에 마파두부 덮밥이 먹고 싶다며 해 달란다. 그랴 오늘은 당신 생일이니 내가 식순이 당신이 삼식이 해라. 다진 돼지고기가 필요한데 사 놓은 게 없으니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햄으로 대체. 양파, 대파도 썰어 준비.... 마파두부엔 부드러운 연두부를 사용하지만 잘 부서지고 물컹한 느낌이 싫어 단단한 부침용 두부를 잘게 썰어 노릇하게 구웠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아 마늘향을 낸 후.... 햄, 양파를 넣고 살짝만 볶는다. 두반장 자체가 매우 짠 양념인데 블로그를 뒤져보니 두반장에 간장에 굴 소스까지 넣으란다. 그렇게 마구 넣었다간 소태가 된다. 3인분 기준 두반장을 한 큰 술 정도 넣고 다시 살짝 볶는다. 두반장이 없을 땐 굴 .. 2014. 10. 9. 이전 1 ··· 3 4 5 6 7 8 9 ··· 39 다음